초등 3학년생들 "기초학력평가 괜히 걱정했다"

  • 입력 2002년 10월 15일 15시 39분


전국 초등학교 3학년 70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학력 진단평가가 15일 오전 9시부터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진단평가는 1교시 읽기, 2교시 쓰기, 3교시 기초수학 등 지필고사이며 4교시는 학생의 읽기 능력을 검사하는 실기고사로 40분씩 치러졌다.

▽어떤 문제가 나왔나=시험 문항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개발했다. 읽기 평가는 단어와 그림을 연결하거나 방송 시간표 내용에 대한 질문, 버스노선 안내판 보기 등 일상 생활에서 글을 읽고 내용을 파악하는 평이한 문제가 나왔다.

쓰기는 어법에 맞게 쓴 문장 고르기, 그림을 보고 단어 쓰기, 운동회 달리기 과정을 순서대로 나열하기 등 기초적인 맞춤법과 단어 받아쓰기 능력 등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기초수학은 '사천이백칠십육'을 숫자로 올바르게 쓴 것을 고르기, 시계 읽기, 물건값 계산 등 기초적인 연산개념과 도형 등에 대해 물었다.

▽"과민 대응했다"=시험을 본 학생와 교사들은 그렇게 어려운 시험도 아닌데 학원에서 시험 준비를 하거나 문제집을 반복해 푸는 등 과민 대응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아주초등학교 김다정양(10)은 "평소 학교에서 보는 시험과 비슷해 어렵지 않았다"며 "공연히 겁을 먹고 학원을 다닌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덕수초등학교 이재중(李在重) 교감은 "학생들이 기초적인 학습 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인데 너무 호들갑을 떤 것 같다"며 "교육을 한 뒤에는 반드시 평가가 있어야 하며 국가 수준에 평가 결과를 분석해 장학정책 수립 등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평가결과 활용=시도교육청은 학생들의 답안지를 자체적으로 채점한 뒤 기초학력 수준에 도달했는지 여부를 이달 말 학생 개인에게 통지하기로 했다.

평가원은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이번에 시험을 본 초등 3학년생 중 10% 학생의 답안지를 제출받아 전반적인 기초학력 수준을 분석하고 학습부진아를 위한 보완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할 예정이다.

평가원은 지역별, 학교별, 학생별 석차 등 서열화 자료는 산출하지 않으며, 내년부터 다양한 유형의 기초학력 진단문항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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