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관고 최경종 이사장 "공부만 잘해선 안되죠"

  • 입력 2002년 10월 17일 18시 14분


강원 횡성군 안흥면 소사리 민족사관고가 일정 수준의 자격을 얻어야 졸업할 수 있는 졸업인증제(민족 6품제)를 실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제도는 국제화 사회에서 필요한 영어 및 컴퓨터 능력과 심신수련, 한국인의 정서를 윤택하게 하고 이웃을 배려하는 봉사활동, 예술 및 독서능력 등 모두 6가지 분야에서 일정한 수준의 자격을 갖춰야 졸업을 인증하는 제도다.

영어품은 졸업 전까지 토플성적이 580점 이상(국제교류반은 620점), 정보품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인정한 정보소양인증 대상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민족사관고가 학업 못지 않게 중요시하는 것이 심신수련품. 전교생이 매일 아침 40분씩 운동을 하고 검도와 태권도를 1단 이상 딴 뒤 태극기공협회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예술품은 전통악기를 일정 수준 이상 연주할 수 있어야 한다. 남학생은 대금과 단소 중 하나, 여학생은 가야금에서 무형문화재의 전수자로부터 인증서를 받아야 한다. 독서품은 학교에서 선정한 양서 50권을 2주일에 1권씩 읽고 정규 교과목인 ‘독서’에서 85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봉사품은 개인 봉사활동 시간이 졸업 전까지 80시간 이상 돼야 한다. 특히 도서목록에는 한국역사연구회의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일린의 ‘인간의 역사’ 마빈 해리스의 ‘작은 인간’, 플라톤의 ‘국가’ 등 수준 높은 책들이 포함돼 있다.

최경종 민족사관고 이사장은 “학생들이 봉사활동과 독서를 많이 하면서 심성이 좋아지고 있다”며 “우수한 인재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과 예절도 함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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