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S 남성간 동성애가 주된 경로

  • 입력 2002년 10월 17일 18시 23분


동성애로 에이즈에 걸리는 사람이 지금까지의 발표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17일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1985∼2001년에 에이즈에 감염된 269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남자 198명 중 158명이 ‘B형 에이즈 바이러스’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동성간의 성 접촉에 의해 감염됐다고 응답한 남자 73명 가운데 72명이, 이성과의 성 접촉에 의해 감염됐다는 남자 121명 가운데 83명이 B형 바이러스를 갖고 있었다.

B형 바이러스 보균자 중 나머지 3명은 동성이나 이성간의 성 접촉이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여자 감염자 71명 중 41명은 B형 바이러스, 나머지 30명은 B형이 아닌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를 갖고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외국여성과 성 관계를 가진 남자로 인해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원 이종구(李鍾求) 방역과장은 “에이즈 바이러스는 A에서 G까지 7가지 유형이 있는데 동성애자가 거의 모두 B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점으로 미뤄 이성과의 성관계로 감염됐다는 남자 감염자 121명 중 상당수가 사실은 동성과 성 접촉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의 경우 에이즈 감염자의 바이러스가 3, 4가지 유형으로 다양한데 국내 남자 감염자들이 같은 유형의 바이러스를 가졌다는 것은 감염 경로가 같기 때문이라는 것. 지금까지 발견된 국내 에이즈 감염자는 1888명으로 감염 경로가 확인된 1548명 중 1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동성과의 성 접촉으로 감염됐다고 대답한 사람이 457명(30.3%)이었으나 실제 동성애 감염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이 과장은 설명했다. 올해는 9월까지 277명의 에이즈 감염자가 새로 발견돼 하루에 1명꼴로 감염자가 생기고 있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