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지 3곳 결정 과정과 향후 절차〓원자력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는 지역주민의 반발 등으로 86년 이후 대상지역을 최종 선정하지 못해오다 98년 9월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이 2008년까지 준공되도록 적절한 시기에 부지를 선정한다’고 결정했다. 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의 신청을 받아 선정하는 ‘유치공모’ 또는 사업자 주도 방식으로 하기로 했다.97년 과학기술부에서 방사성 폐기물 관리업무를 넘겨받은 산업자원부는 2000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년간 유치공모작업을 벌였다. 바다에 접한 전국 46개 기초지자체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이번에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 3곳 등 7곳이 유치를 요청했으나 협의 과정에서 무산됐다.
한수원은 지난해 말부터 전국 108곳을 선정한 후 활성단층지대가 아닌지 등 지질조사를 거쳐 40여곳으로 압축했다. 지역별로 운영되고 있는 유치위원회는 주민들의 찬반의견을 모았다. 한수원은 최종 후보지 3곳은 유치위원회의 조사 결과 주민 찬성이 절반을 넘었으며 어떤 지역은 ‘유권자의 60% 이상’이 찬성 서명을 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한수원은 ‘부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최종 입지 선정을 공개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자체와의 협의 과정에서는 각종 지역개발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협의 과정에서는 지하지질 상태를 정밀 조사하는 등 부지 세부조사도 진행된다.
한수원이 최종적으로 1곳을 부지로 선정하면 산자부 장관이 저장시설 부지를 지정 고시해 시설조성작업이 진행된다.
▽입지 선정은 얼마나 급한가〓한수원에 따르면 울진원전의 중저준위 폐기물은 저장 용량이 1만7400드럼(20ℓ드럼 기준)인데 지난해 말 현재 1만1701드럼이 저장돼 2008년이면 포화상태에 달한다. 이어 울진(2009년) 영광(2011년) 고리(2014년) 등이 포화상태에 이른다.
사용 후 핵연료인 ‘고준위 폐기물’은 현재 저장용량으로는 월성과 울진이 각각 2006년과 2007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른다. 한수원 관계자는 “저장시설 원전 부지 내에 중간 저장시설 등을 지으면 최대 2016년까지 버틸 수 있어 중저준위가 더 급하다”고 말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중저준위 폐기물은 사실상 일반 생활쓰레기와 다를 게 없는 데다 악취 먼지 침출수 등도 전혀 없어 안전한 시설이라는 것을 집중적으로 알릴 예정”이라며 “후보지가 공개된 후 늦어도 1년 내에 부지 선정을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