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규 前안산시장 그린벨트 정보빼내 120억대 땅투기

  • 입력 2002년 10월 21일 18시 15분


박성규(朴成奎·66) 전 경기 안산시장이 시장 재직시절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예정지역의 정보를 미리 빼내 120억원대의 땅투기를 하고 건설업체로부터 5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1부(임춘택·林春澤 부장검사)는 21일 박 전 시장을 특가법상 뇌물수수,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박 전 시장의 지시로 그린벨트의 땅을 매입한 박 전 시장의 조카 박모씨(34)와 지역주간지 대표 박모씨(47)를 국토이용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아파트부지 용도변경 대가로 박 전 시장에게 5억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D주택 대표 김모씨(57)를 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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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은 2001년 12월 안산시가 작성한 그린벨트 조정가능지역 후보지 평가총괄표를 결재하면서 사사동 일대 그린벨트 25만5000평이 해제예정 1순위라는 대외비를 확인한 뒤 이 부근의 땅 6만평(59억원)을 자신의 조카 박씨 등을 통해 다른 사람 명의로 매입했다.

박 전 시장은 또 올해 6월 20일 모 건설업체에 이 땅을 240억원에 팔기로 계약하면서 받은 계약금 40억원을 포함해 58억원으로 다시 사사동 일대 6만여평을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박 전 시장은 D주택이 매입한 고잔신도시 2단계 사업지구 내 서민임대아파트 부지 중 일부를 일반아파트 분양이 가능하도록 2000년 9월 용도변경해 준 뒤 아파트 공사에 필요한 레미콘을 자신이 운영하는 W산업에서 공급받도록 해 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박 전 시장은 2001년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D주택에서 3억원을 현금으로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박 전 시장은 안산에서 레미콘업체 등을 운영해오다 1998년 6월 민선 2기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으로 안산시장에 당선돼 4년간 재직했다.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도 역시 민주당 후보로 재선에 나섰으나 낙선했다.

안산〓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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