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선수단에게 첫 5관왕의 기쁨을 안겨준 사격의 심재용 선수(38)는 5번째 메달을 딴 직후 축하하기 위해 달려온 아내 이옥자씨(36)와 입맞춤하며 “모든 영광을 이 사람에게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심 선수는 22살 때인 86년 오토바이사고로 척추장애인이 됐으나 그 이전부터 사귀어 왔던 이씨는 곁을 떠나지 않고 92년 결혼식까지 올렸다.
이후 이씨는 모든 생계를 책임지며 심씨를 돌봐왔으며 96년 가내수공업을 해서 모은 돈으로 수백만원에 이르는 총을 마련해줘 오늘의 심씨가 있도록 했다.
심 선수는 “다가오는 아테네 장애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아내 사랑의 헌신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2000년 시드니 장애인올림픽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사이클의 진용식 선수(25)는 아버지 어머니 동생 등 가족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골인지점을 통과하며 다시 금메달을 획득했다.
뇌성마비 장애인임에도 항상 밝은 표정으로 경기에 임하는 진 선수의 가장 큰 버팀목도 역시 가족이었다.
출산과정에서 뇌에 손상을 입어 장애인이 된 진 선수는 가족들의 각별한 사랑 속에 중학교 때인 91년부터 사이클 선수였던 형 용철씨를 따라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자동차 정비사 자격증을 따고 카센터를 운영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가족들의 도움으로 다시 사이클을 타기 시작했고,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추게 돼 올림픽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사격의 편무조 선수(48·지체장애)에게는 아들 대수씨(22)가 든든한 후원자이다.
이번 대회 운영요원으로 참가한 대수씨는 항상 아버지의 경기를 지켜보며 용기를 북돋워줬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아버지가 참가하는 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온 대수씨의 효성으로 편씨는 올 7월 경기 화성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사격선수권대회 50m 소총3자세 단체전과 공기소총 복사에서 2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