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국화꽃재배 수익금으로 ‘이웃사랑’ 실천

  • 입력 2002년 10월 30일 18시 55분


‘달동네’ 동사무소 옥상에서 키운 국화꽃이 불우이웃들에게 따듯한 정을 주고 있다.

전남 순천시 남제동(동장 이행욱·李幸旭)사무소 직원들과 부녀회원들은 2년째 사무실 옥상에서 국화꽃을 재배하고 있다. 50평 크기의 옥상에서 키운 국화를 팔아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

올해에는 180개 분량의 국화를 재배해 22일부터 24일까지 사무실 복도에서 국화 전시회를 열었다. 판매된 국화 화분은 모두 150여개로 수익금은 300여만원.

처음 국화를 재배한 지난해에는 100여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금년에는 3배 이상 수익이 늘어났다.

직원들과 부녀회원들은 이 수익금을 영세민들과 혼자 사는 노인 등 60세대에 김장을 해주는 데 쓸 예정이다. 쌀과 이불 등 생필품도 사줄 계획.

이들은 김장 비용을 한 푼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인근의 공터에 배추와 무 갓 등을 직접 심기도 했다.

국화 재배는 쉽지 않았다. 직원들은 올 4월 화분을 구해 동사무소 옥상 50여평에 국화를 심은 뒤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 여름에도 빠짐없이 물과 퇴비를 주고 농약도 쳐야 했다. 너나 할 것 없이 ‘물 당번’을 자청할 정도로 전 직원이 애지중지 국화를 가꿨다. 가을이 되면서 180여개의 화분에 국화꽃이 활짝 피어났다.

동사무소 직원들은 지난해 매주 한차례 ‘도시락 싸오기 운동’도 벌여 140여만원을 모았다. 점심 사먹는 돈을 아껴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서였다.

올해는 민원실에 ‘돌발 영세민 돕기 모금함’을 설치해 민원인들의 정성도 모으고 있다.

이행욱 동장은 “순천시 외곽의 달동네인 이 곳에는 갑작스런 사고나 부모의 가출 등으로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이 많다”며 “불우한 이웃에 대한 온정이 온 동네로 퍼지면서 마을 분위기가 무척 밝아졌다”고 말했다.

순천〓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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