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타묵인' 확인되면 주임검사 5일 영장

서울지검 피의자 폭행 사망사건을 조사 중인 대검 감찰부(박태종·朴泰淙 검사장)는 4일 살인사건 주임검사인 홍경령(洪景嶺) 검사를 세 번째 불러 검찰 수사관들이 살인사건 피의자 조천훈씨를 폭행할 당시 현장에서 이를 묵인하거나 지시했는지 조사했다.

검찰은 홍 검사가 수사관들의 폭행을 목격하고도 이를 묵인한 사실을 확인하면 독직폭행치사 혐의로 이르면 5일경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조씨가 숨진 당일인 지난달 26일 오전 11시경 서울지검 11층 특별조사실에 연행돼 1시간가량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박모씨가 최근 대검에서 진술한 내용이 ‘신빙성이 높다’고 보고 조씨 사망 당시 정황을 재조사하고 있다.

박씨는 “앞방에서 조씨를 깨우는 소리가 들렸고 조씨가 ‘숨을 못 쉬겠다’고 하자 수사관이 ‘엄살 피우지마’라고 말했으며 이어 ‘우당탕’,‘퍽퍽’ 소리가 나더니 ‘숨을 안 쉰다. 인공호흡을 해봐’라는 소리가 들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주중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법무부와 함께 검찰수사 지휘 라인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인권위서도 조사 나서

한편 국가인권위원회가 2일 서울구치소에서 이 사건 관련 피의자 4명을 상대로 병원진단을 실시한 결과 이들 몸에 모두 타박상 흔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단서에 따르면 각각 전치 2주 진단을 받은 정모씨는 양쪽 어깨와 가슴, 허벅지 등에서 20여군데의 피멍이 관찰됐으며 권모씨 역시 왼쪽 어깨 부근에 1.5×1㎝ 크기의 피멍이 있으며 양 손목에 찰과상으로 인해 딱지가 생겼고 왼쪽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또 각각 1주 진단을 받은 박모씨의 경우 왼쪽 무릎에 피멍과 함께 찰과상으로 인한 1×2㎝ 크기의 딱지가 앉아 있으며 양 손목 부위에도 찰과상 딱지가, 장모씨는 왼쪽 허벅지에 1×2㎝ 크기의 피멍이 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