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 AB지구 간척지 인근의 간월암은 고려 말 무학대사가 달을 보다 홀연 깨우친 뒤 창건했다고 해 붙여진 이름. 하루 두번씩 밀물 때는 섬으로, 썰물 때는 육지로 변하고 낙조(落照)와 달에 비친 모습이 아름다워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갈등은 간월암 측이 98년 간월도 횟집 타운 인근 사찰 부지에서 무단으로 영업하던 포장마차를 몰아낸 뒤 임대용 포장마차를 지으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서산시는 가설물 허가를 내줄 수 없다며 제동을 걸었다.
간월암 주지 원융(圓融) 스님은 “서산시는 주변 포장마차는 방치하면서 사찰이 지으려 하는 문제 삼았고 각종 재산권 침해를 일삼았다”며 항의 표시로 지난해 3월 산문을 폐쇄했다.
그러나 서산시는 갈등을 해소하지 못했을 뿐아니라 산문 폐쇄 사실도 알리지 않아 관광객들의 불만을 사고있다. 3일 간월암을 찾은 김기성씨(35·서울)는 “서산시가 인터넷에 간월암을 환상적으로 소개해 놓고 폐쇄 사실을 알리자 않아 헛걸음만 쳤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갈등으로 각종 지역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1일부터 개막된 ‘제1회 천수만 철새축제’의 경우 좋은 연계 관광자원을 잃어버려 관광객들의 아쉬움을 샀다.
또 충남도의 지원 약속으로 조만간 본격화될 ‘간월도 종합관광단지개발사업’도 여의치 않을 전망. 서산시는 내년부터 2010년까지 465억원을 들여 간월도 일원 4만5000여평에 대규모 휴양문화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지만 간월암 측은 환경 파괴 등을 문제삼아 반대하고 있다.
서산시의회 신준범(愼俊範·부석면) 부의장은 “간월암이 하루 속히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오도록 서로 한발씩 양보하고 화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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