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 단감農 마음 "떫어요"

  • 입력 2002년 11월 5일 18시 06분


경남지역 단감 재배농민들이 울상이다.

기상여건이 나빠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가격마저 하락한 때문이다.

경남도와 전국단감협의회는 5일 “올 7월과 8월 태풍과 오랜 비 등 기상여건 악화로 단감 생육이 저조했을 뿐 아니라 병충해가 심해 크기와 색깔, 당도 등이 크게 떨어졌다”며 “상품성이 낮은 감들이 시중에 유통되면서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출하가격은 15㎏ 상품(上品) 기준으로 지난해 15000원선이던 것이 올해는 13000원선으로 떨어졌으며 상품성이 낮은 단감은 3000∼5000원에 팔려나가고 있다. 전체적인 가격은 지난해 보다 20% 가량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일손 부족으로 수확을 못한 상태에서 예년보다 추위가 일찍 찾아와 나무에 메달린채 단감이 얼어버리자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1만9000여 농가가 1만2500㏊에서 단감을 재배하고 있는 경남지역의 경우 이날 현재 전체의 70%만 수확을 마친 상태다. 사천시 정동면과 창원시 동읍, 김해시 진영읍, 진주시 문산읍 등 단감 주산지에는 수확을 못한 채 방치된 단감밭이 수백㏊에 이른다.

단감 재배농민인 창원시 동읍 김모씨(60)는 “생산비는 커녕 인건비 마저 건지기 어려워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고있다”며 “관공서와 사회단체 등의 일손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국단감협의회 황인고회장(61)은 “단감은 태풍피해를 입을 경우 열매보다는 잎이 먼저 떨어지고 한달쯤 지나야 낙과현상이 발생한다”며 “그러나 농작물 재해보험 규정은 낙과 피해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재해보험 가입 농가들이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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