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배 탈땐 구명조끼 꼭 입으세요"

  • 입력 2002년 11월 5일 18시 09분


“구명조끼는 자동차의 안전띠와 같습니다.”

선원들의 안전불감증으로 해상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포항해양경찰서가 구명조끼 입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5일에는 ‘구명의는 생명입니다’는 제목의 편지를 동해안 어민 3000여명에게 보냈다.

해경은 편지에서 “구명조끼를 입으면 24시간 물에 뜰 수 있어 구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요즘 구명의는 조끼형으로 만들어져 배에서 작업할 때 구명조끼 입는 습관을 들이자”고 당부했다.

해경은 파도가 사나워지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해상사고 방지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9일 동해안에서 발생한 59t급 어선 침몰사고의 경우 구명조끼만 입었더라도 더 많은 생명을 구했을 것이라는 게 해경측 분석. 당시 숨지거나 실종된 7명 가운데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은 없었다고 해경은 밝혔다. 현장에 출동했던 해경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사고현장에 45분만에 도착하니 나머지 선원은 보이지 않고 1명만이 판자에 몸을 의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올 들어 동해에서 선박사고로 숨진 선원은 19명에 이른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해난사고는 484척에 4000여명으로 이 가운데 81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배 종류별로는 여객선이나 유조선보다 어선(335척 1310명)과 화물선(69척 896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사고 원인은 운항부주의가 297척 3200여명으로 대부분이었으며 이어 정비불량 95척 616명 순이었다. 사고 당시 기상상태는 양호한 경우가 237척 2272명으로 가장 많아 선원들의 안전불감증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해상사고가 잦은 이유로 △출항 전 장비 점검 소홀 및 노후선박의 무리한 운항 △안전수칙을 어기는 선원들의 안전불감증 등을 꼽았다.

포항해양경찰서 김용우(金龍雨) 경비구난계장은 “배에 대부분 구명조끼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귀찮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입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다”며 “사고가 났을 때 주변에 다른 배가 없으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높고 사체인양도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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