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겨울철에 제주지역에는 골프장 부킹난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올해는 유독 심해 골프장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제주지역 골프장의 경우 겨울 라운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에 따른 골프장 세금 감면으로 입장료(그린피)가 주중 최고 3만9000원, 주말 최고 4만1000원이 인하돼 골퍼들이 봇물 터지듯 밀려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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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J골프장인 경우 하루 수용인원이 65팀 내외로 260명이 입장 가능하지만 이미 내년 1월 말까지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이 같은 현상은 제주지역 8개 골프장이 모두 마찬가지로 주말뿐만 아니라 주중 부킹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 지역 지방자치단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 20여건의 부킹 청탁을 받아 대기로 올려놨다”며 “모두 무시할 수 없는 곳이어서 거절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지역 정부부처 산하기관, 법조계, 금융권 등도 다른 지역에서 온 청탁을 해결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일부 여행사는 부킹이 이뤄지지 않은 채 무작정 골퍼를 모집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처럼 부킹난이 벌어지면서 골프장 예약담당자와 간부들은 유력 기관이나 단체 등의 부킹 청탁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골프장의 한 책임자는 “요즘 걸려오는 전화 10건 가운데 9건이 힘있는 인사의 부킹 요청이다”며 “매일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 일과의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제주지역 한 중소기업 대표는 “거래처와의 관계 유지를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골프장 회원권을 여러 개 살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의 경우 회원권을 많이 갖고 있어 그나마 사정이 낫다”고 말했다.
제주도 현운성(玄云性) 관광진흥과장은 “골프 수요에 비해 골프장 공급이 늦어 부킹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현재 공사중이거나 승인을 받은 10개 골프장이 문을 열면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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