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회장 부인車 뺑소니” 돈받고 허위진술 30대 구속

서울지검 외사부(안창호·安昌浩 부장검사)는 전 경남종합건설㈜ 대표이사 김인태(金仁泰·55)씨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뺑소니 사고를 냈다는 내용의 허위신고를 한 혐의(무고)로 음악학원 강사 신모씨(30)를 10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신씨는 97년 5월 서울 광진구 광장네거리에서 운전을 하다가 모 그룹 회장 C씨의 부인 배모씨(53)가 김씨를 조수석에 태우고 운전하던 차와 충돌한 뒤 “김씨가 음주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고 도망갔다”는 내용의 허위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한 혐의다.

검찰 조사 결과 신씨는 당시 김씨가 운전을 하지 않았고 또 술을 마시지 않은 사실을 알고도 경찰에서 “김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신씨가 진정서를 제출하기 전 배씨의 남편 그룹 계열사의 직원에게서 “김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진술을 바꾸지 말라”는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배씨는 남편과의 불화로 이혼 수속을 밟기 직전이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계열사 직원은 신씨의 진정 내용이 사실인 것으로 믿고 진술을 바꾸지 말라는 취지에서 돈을 줬기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계열사 직원이 신씨에게 전달한 3000만원의 출처는 이 그룹이지만 배씨의 남편 C씨가 돈 전달 과정에 개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