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공사중" 도로 제자리 아파트만 쑥쑥

  • 입력 2002년 11월 12일 18시 16분


수도권은 공사 중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는 공사가 수년 전부터 계속됐고 지금도 쉼 없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주민과 아파트 수에 비해 도로 증설은 거의 제자리 수준이다. 이 때문에 서울로 연결되는 수도권 일대의 도로는 사실상 마비상태다. 출퇴근 시간대는 물론 주말과 평일 낮 시간대에도 심한 교통체증으로 숨이 막힐 정도다. 수도권의 최대 난개발 지역으로 꼽히는 경기 용인시는 최근 교통대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동백지구 8900가구 아파트 건설사업을 반려했다.

용인시는 이어 “구성 보라 흥덕 서천 택지지구의 2만3000여가구 아파트 건설 승인도 허가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혀 건설업계에 뜻밖의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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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 지역의 교통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주는 것으로 ‘선(先)개발, 후(後)계획’의 잘못된 주택개발정책에 경종을 울리는 사례로 꼽힌다.

경기지역에서는 현재 토지공사, 주택공사, 지방자치단체 등이 37개의 택지지구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공사 중인 면적은 4134만㎡(1252만평)로 25만9000가구, 81만1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 공사가 끝나면 인구 79만명인 부천시가 하나 더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미 택지지구로 지정돼 개발계획 승인절차를 밟고 있는 곳도 18개 지구(3356만㎡·1017만평)에 16만5000가구(50만4690명 수용 예정)에 이른다.

그러나 도로 건설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또 대중교통도 쉽게 이용할 수 없어 주민 상당수가 승용차를 이용하는 바람에 출근시간에 대부분의 수도권에서 서울 도심까지 진입하려면 1시간30분∼2시간이 걸린다.

경기도의 차량등록대수는 1996년 말 180만9624대에서 2001년 말 273만5798대로 51.2%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도로의 총 연장은 1만147㎞에서 1만1585㎞로 14.2% 늘어나는데 그쳤다.

경기개발연구원 교통정책연구부 지우석(池祐碩) 박사는 “건설교통부가 일부 수도권 교통대책을 내놓긴 했으나 대부분 접속도로 건설에 불과해 교통난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기간도로와 철도망 확충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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