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청 재활용 선별장에서 일하는 윤봉진(尹奉鎭·60·사진)씨. 그는 12일 의지할 데 없고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15명이 모여 사는 양천구 목3동 ‘두엄자리 요양원’을 찾아 63만9820원을 전달했다.
소파 등 가구를 분해할 때 한두 개씩 나오는 동전을 2년간 모아 47만9820원을 마련했고 쉬는 날 다른 일을 해 번 16만원을 보탰다. 윤씨는 2000년 말에도 동전을 모아 61만3220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낸 적이 있다.
경북 청도 출신으로 선원생활을 하다 1987년부터 양천구청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윤씨는 그 자신의 생활도 넉넉하지 않은 편. 지병을 앓고 있는 아내와 3명의 자녀가 17평 지하 연립주택에서 살고 있다.
윤씨는 “적은 돈이지만 공짜로 주운 동전을 그냥 주머니에 넣을 수 없었다”며 “나도 어렵게 살지만 세상은 같이 살아야 제 맛이 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양천구청은 올 연말 정년 퇴임하는 윤씨에게 감사패를 주기로 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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