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방송부지에 왜 오피스텔 짓나”

  • 입력 2002년 11월 12일 18시 32분


MBC(문화방송)가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의 방송제작센터 건립 예정 부지에 오피스텔을 짓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고양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일산입주자대표회의 채수천(蔡壽天·59) 총회장은 12일 “지금도 오피스텔이 지나치게 많아 문제인데 주민들의 사정을 외면한 채 방송사가 방송부지에다 오피스텔을 지어 일반 분양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대표회의는 13일 방송부지에 오피스텔을 지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공개질의서를 MBC측에 보내기로 했다.

또 고양시민회 유왕선(劉旺宣·43) 회장은 “총 연면적의 48%를 오피스텔로 지을 경우 그로 인해 주민들이 겪을 불편이 방송제작센터 건립에 따른 이익보다 훨씬 클 것”이라며 “실제 오피스텔이 필요한지를 면밀히 검토해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11일 밤부터 MBC의 오피스텔 건립 계획을 비난하는 글들이 올랐다.

‘고양시민’이라는 ID의 시민은 “오피스텔 대신 예술의 전당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 오피스텔 건립 반대’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 시민은 “고양시는 오피스텔 편법 건설을 허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MBC는 12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한자리에서 제작을 마칠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방송부지 안에 오피스텔을 건설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주거용이 아닌 사무용에 적합한 형태의 오피스텔로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현석(姜賢錫) 고양시장은 이날 “아직 정식 건축허가 신청이 들어오지 않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주민들이 납득할 만한 내용으로 제작센터를 건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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