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교통난 실태 1]용인 분당…용인~분당 40분

  • 입력 2002년 11월 12일 18시 48분


12일 분당과 죽전, 구성을 잇는 용인 수지로데오거리 앞 죽전고가차로 위에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 용인=원대연기자
12일 분당과 죽전, 구성을 잇는 용인 수지로데오거리 앞 죽전고가차로 위에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 용인=원대연기자

12일 오전 8시 경기 용인시 수지읍 동천리 조달청중앙보급창 앞 국지도 23호선. 왕복 6차로 도로인데도 서울방향의 차량들은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수지 1, 2지구와 상현지구에서 몰려드는 차량들로 풍덕천사거리부터 분당 미금역으로 진입하는 금곡IC까지의 3㎞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서울 강남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최상원(崔尙原·35·용인시 수지읍 상현동)씨는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에 진입하기까지 40여분이 걸린다”며 “핸들을 잡으면 숨부터 탁 막히곤 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수지읍 죽전고가차로 사거리의 수지로데오거리 앞. 고가차로를 빠져나온 차량들과 죽전 취락지구에서 우회전한 차량, 23번 국지도(국가지원지방도)의 체증을 피하기 위해 풍덕천사거리를 빠져나와 좌회전한 차량들이 한데 뒤엉켰다.

수년 전부터 엄청나게 택지개발이 이뤄지면서 용인과 분당이 ‘교통지옥’으로 변해가고 있다.

▼관련기사▼

- [수도권 교통난 실태2]수원 화성
- [수도권 교통난 실태3]김포 부천
- [수도권 교통난 실태4]남양주 구리
- [수도권 교통난 실태5]일산 파주

용인 수지 구성 기흥 등은 대표적인 난개발 지역. 95년 수지1지구를 시작으로 택지개발이 집중되면서 도로망이 아파트 건설을 따라가지 못했다.

용인은 현재 죽전, 신봉, 동천 등 5곳이 개발중이고 동백 구성 등 5곳이 추가 개발될 예정이다. 택지개발이 완료되는 2007년이면 용인의 인구는 지금의 52만명에서 85만명으로 불어난다.

택지개발지구 외에 일반 건설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아파트 건설을 진행중인 것까지 포함하면 용인은 현재 87개 지역에서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사거리나 병목지점은 낮 시간대에도 체증이 발생한다. 주부 이정희(李貞姬·37·풍덕천동)씨는 “풍덕천사거리와 죽전사거리, 분당 오리역 일대는 낮에도 차량이 붐벼 분당을 오가는 것도 예전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용인은 분당신도시(40만명)를 거치지 않고는 서울을 오갈 수 없다. 새로 서울로 이어지는 도로를 만들기보다는 모두 분당지역의 기존 도로와 붙여놨기 때문이다.

부실한 대중교통도 용인 주민들의 짜증을 더욱 부채질한다. 수지에서 서울을 오가는 버스는 고작 6개 노선에 불과하다. 이마저 분당을 거치다보면 서울 강남까지 1시간반이 걸린다.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김명호(金明鎬·30·풍덕천동)씨는 “자가용을 몰다 힘들어 지금은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짐짝처럼 실려있다 보면 피곤하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뒤늦게 곳곳에서 벌어지는 ‘누더기 도로공사’도 체증을 가중시키고 있다.

용인지역은 99년 이후 고속도로와 국도를 제외한 지방도와 시군도는 한 곳도 늘리지 않았다. 교통난이 심해지자 최근에 용인 서북부지역에만 2006년까지 47곳(총연장 106.5㎞)의 도로 건설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15곳(연장 23㎞)에서 공사가 진행중이라 곳곳에서 병목현상으로 인한 교통체증이 생기고 있다.

분당지역도 용인에서 밀려드는 차량으로 1∼2년 사이에 극심한 체증에 시달리고 있다.

분당∼수서(시간당 1만100대), 분당∼내곡(6100대)간 도로는 이미 적정 통행량인 시간당 2000여대를 3∼5배씩 초과하고 있다. 백궁정자지구를 비롯해 오피스텔 건립 붐이 일면서 2004년이면 2만여가구가 추가로 입주해 분당의 교통난은 더욱 악화될 게 뻔하다.


용인〓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