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유료 노인시설 운영 엉망

  • 입력 2002년 11월 12일 18시 59분


“자식들에게 부담 안 주려고 모든 재산 털어 들어왔는데….”

노모씨(72·여)는 99년 10월 경기 포천군 내촌면 소학리의 유료 노인복지시설인 ‘베다니의 집’에 전 재산이던 6000여만원을 보증금으로 내고 입주했다.

노씨는 그동안 3차례 수술을 받아 거동하기가 불편하지만 시설 측이 약속했던 간호사나 물리치료사의 도움은 커녕 밥조차 옆방 노인들이 가져다주어야 먹을 수 있다.

이곳 노인들은 6000만∼1억2800만원의 보증금과 매월 39만∼70만원의 사용료를 내고 최고의 의료서비스와 함께 여가생활도 보장받는 조건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99년 5월 입주 후 이곳의 운영주체가 6차례나 바뀌면서 건물에 대한 압류와 경매가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입주자들은 현재 어느 복지법인(또는 개인)이 운영자인지 조차 알지 못한다.

한 동안 머물던 간호사와 물리치료사에 이어 두 달 전 영양사와 조리사 등도 철수해 이제 노인들이 직접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딱한 처지다.

기본적인 생활마저 힘들어지자 보증금을 포기하고 이곳을 떠나는 노인들이 속출해 지금은 26세대 30명만이 머물고 있다.

양영모씨(71)는 “노인들의 피해가 큰 데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당국의 감독과 수사를 촉구했다.

관할 포천군이나 경기도제2청은 “유료시설에 대해서는 현황만 파악할 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포천〓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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