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순례/서울여대]송보경 교무처장 인터뷰

  • 입력 2002년 11월 18일 18시 40분


대부분의 대학에서 교양강좌는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주로 시간강사가 강의를 담당하거나 과목간의 연계가 이뤄지지 않아 1회성 강좌로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여대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교양과정을 대폭 개편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여대에 입학한 학생들은 누구나 제대로 생각하고, 말하고, 쓸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고 균형 감각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은 진정한 교양과정 개편의 목표입니다.”

교양과정 개편은 2년 전 송보경(宋寶炅·생활교육부·사진) 교수가 교무처장에 취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소비자 문제를 생각하는 시민의 모임’ 활동을 통해 시민운동가로도 유명한 송 처장은 “학생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지식뿐만 아니라 교양이 꼭 필요하다”며 “학생들에게 삶을 즐기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교양과정 개편은 사랑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과 문화적 자질 함양, 세계와 문화에 대한 이해능력 향상 등을 목표로 했다.

“우선 올해 ‘영화의 이해’ ‘음악의 이해’ ‘사회봉사’ ‘철학’ ‘사회학’ 등 5개 강좌를 시범적으로 개편하고 강사는 그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를 파격적인 대우로 초빙했어요.”

교양강좌에 대한 ‘파격 대우’는 재직 교수들에게도 긴장감을 주는 등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주고 있다.

송 처장은 5개 과정 가운데 ‘영화의 이해’가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다고 전했다. 1학기에는 안성기 최민식 박신양 등 국내 최고의 배우들이 나와 학생들에게 직접 연기 지도를 하기도 했다.

강사와 미리 철저한 사전 협의를 거쳐 강의를 구성한다. 매시간 강의가 끝날 때마다 학생들이 ‘개별강의평가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것으로 출석 점검을 대신한다.

송 처장은 “인터넷과 영상매체 시대의 학생들에게 과거 방식의 교양강좌를 강요하는 것은바람직하지 않다”며 “학생과 교수가 수업에 대해 끊임없이 피드백하면서 수업의 내용이나 수준이 점차 개선된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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