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계명대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열리는 ‘목요철학세미나’가 400회를 돌파했다.
‘목철’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온 이 세미나는 80년 10월 8일 변규룡(卞圭龍·67) 전 서강대 교수가‘아가페와 자비’를 주제로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22년동안 이어지고 있다.
14일 계명대 대형 세미나실에서는 교수와 학생, 주민, 종교인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01회 목요철학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소아과 개업의인 이동민(李東敏)씨가 ‘한국의 모신(母神)신앙과 그 자취’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한 뒤 두시간 동안 참석자들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에 앞서 7일에는 캠퍼스 대학원 세미나실에서 복제 인간에 대한 가능성과 그 인간에 대한 윤리적인 고찰을 다룬 ‘생명공학, 축복인가 재앙인가?’를 주제로 ‘400회 기념세미나’가 열린 바 있다.
기념 세미나에서는 서울대 진교훈(秦敎勳·윤리학) 교수가 ‘생명공학의 발전과 생명윤리학의 과제’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는 등 교수 4명이 연사로 나와 생명공학에 대한 법적, 의학적, 철학적 담론을 발표했다.
인문학의 위기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아가고 있는 시대에 ‘철학의 대중화, 대중의 철학화’에 기여해 온 것으로 평가돼 온 이 세미나는 철학이 일상 속에 뿌리를 내릴 때 정말 살아있는 학문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각 분야 전문가를 연사로 초빙해, 평균 두 시간 동안 주제강의 발표와 질의, 응답의 순으로 진행되는 이 세미나의 가장 큰 특징은 활발한 토론.토론 참석자들은 철학적이거나 인문학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자연과학, 사회적인 이슈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펴면서 주제 발표자에게 질문하고 때로는 심도있는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 세미나에서 강의를 한 세계적인 석학으로는 세계적 환경윤리학자인 아르노 바루치와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의 유르겐 하버마스 교수 등이 있다.
계명대 철학과 김용일(金龍一·서양철학) 교수는 “세미나에 참석하는 철학 전공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사유와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다양성과 전문성 ,대중성을 갖춘 강좌로 꾸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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