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선수 퍽맞고 숨져…국내 첫 참변

  • 입력 2002년 11월 19일 23시 21분


아이스하키 경기 도중 선수가 퍽에 맞아 숨지는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19일 춘천 의암빙상장에서 열린 2002강원도컵 코리아 아이스하키리그에서 광운대 수비수 최승호 선수(21·3학년)가 2피리어드 14분46초경 동원 드림스 윤태웅 선수가 슛한 퍽을 가슴에 맞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춘천 강남병원으로 긴급 이송하던 중 사망했다.

광운대 전종성 코치는 “슛을 막기 위해 몸을 날리던 최 선수가 가슴 부위에 퍽을 맞고 쓰러진 채 의식을 잃어 인공호흡과 심장 마사지를 했으나 병원에 도착하기 전 이미 숨이 멎었다”고 말했다. 오후 5시45분경 사고를 당한 최 선수의 시신은 서울 상계동 백병원으로 옮겨져 안치됐다.

국내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82년 연세대 이성근 선수가 몸싸움으로 허리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된 일은 있으나 퍽에 맞아 숨진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선 올 3월17일 콜럼버스와 캘거리팀 경기 도중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던 브리타니 세실이라는 소녀가 퍽에 머리를 맞아 이틀 뒤 숨졌고 98년 독일 아이스하키리그에선 캐나다 출신 선수가 경기 중 심장 발작으로 목숨을 잃은 사고가 있었다.

아이스하키는 격렬한 몸싸움이 허용되는 데다 생고무를 압축해 만든 지름 7.62㎝ 무게 156∼170g의 퍽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신 보호장구를 하더라도 항상 부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이명욱 전임지도자는 “외국 선수들이 슛할 경우 퍽의 최고스피드가 시속 165∼170㎞에 이르고 국내 선수들도 140∼150㎞에 달한다”며 “최 선수는 몸을 날리는 순간 보호장구가 들리면서 가슴에 바로 퍽을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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