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 “정몽준씨 내부자거래 차익”…鄭후보 “음해공작”

  • 입력 2002년 11월 24일 18시 21분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은 2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통령후보가 98년 현대전자 주가조작 당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를 해 시세차익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이 전 회장은 이어 “99년 4월 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 경영전략팀이 변호사들과 대책회의를 열고 당시 현대중공업 2대 주주였던 정 후보의 검찰 소환 조사를 대비해 진술 요지도 준비했다”고 말했다.

또 “나는 주가조작과 무관했지만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부탁을 받아 내가 덮어쓰고 구속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99년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 수사팀 관계자는 “참여연대가 당시 정 후보 등 현대그룹 총수 일가 9명을 현대전자 주가조작과 관련한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해 조사를 했으나 정 후보 등이 주가조작에 개입한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당시 현대상선 등 계열사 임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 전 회장이 직접 계열사 임원들에게 현대전자 주식에 대한 투자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주가조작은 이 전 회장이 영업실적을 올리기 위해 주도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몽준 후보는 이날 광주 기자간담회에서 “이익치 전 회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지금 후보를 사퇴할 것이고 사실이 아니라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며 “이런 음해공작 사건은 다시는 벌어져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 당의 김행(金杏)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기자회견은 후보단일화 여론조사를 앞둔 시점에 맞춰 정 후보를 음해하려는 공작정치의 소산”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전 회장은 “정 후보는 현대전자 주가조작에 대한 나의 발언과 관련해 ‘한나라당의 사주를 받았다’는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며 정 후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23일 서울지검에 고소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길진균기자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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