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옛날 극장’추억속으로

  • 입력 2002년 11월 24일 19시 32분


광주 도심에서 서민들의 사랑을 받던 ‘추억의 옛날 극장’들이 복합상영관(멀티 플렉스)의 공세에 밀려 하나 둘씩 빛바랜 간판을 내리고 있다.

22일 광주 동구청에 따르면 동구 호남동 옛 태평극장 자리에 ㈜투더월드의 건축을 허가, 극장 건물은 조만간 철거되고 대형 주상복합건물(근린생활 업무 운동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태평극장은 1957년 문을 연 뒤 한때 두 편의 영화를 염가에 동시 상영해 서민들이 즐겨 찾았던 곳. 이 극장은 90년대 초 대대적인 시설보수작업을 거쳐 개봉관으로 재기를 시도했으나 첨단 복합상영관에 밀려 올 5월 1일자로 휴업계를 냈다.

이와 함께 현재 광주 동구 지역에는 휴관중인 ‘옛날 극장’만 4곳에 이른다.

동구 수기동 광주천변의 대표적 개봉관이었던 현대극장이 올 5월부터, 계림동 계림극장은 2000년 9월부터, 호남동 시네코아도 99년 4월부터 각각 휴관에 들어갔으나 이렇다 할 개발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 동구 대인동 라인극장도 영화상영관을 폐관하고 ‘비디오물 소극장’으로 신규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극장은 최근 들어선 복합상영관들에 비해 스크린 음향 의자 등 제반 시설이 뒤떨어져 관객들의 외면을 받은데다 스크린 수에 우선한 필름 배급에서도 밀리는 등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쇠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광주의 대표적 단일스크린 극장으로 손꼽혔던 무등극장의 경우 2000년 이후 6개관으로 확장, 복합상영관으로 변신에 성공하는 등 복합상영관 전환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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