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도매시장을 찾는 차량 증가에 따른 심각한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도로 개설 공사에 착공해 2004년 말까지 완공할 예정.
그러나 부천시는 예산 미확보 등을 이유로 공사 일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도로 개통이 늦어질 전망이다.
▽추진 과정〓인천시와 부천시는 작년 7월 12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왕복 6차로(길이 440m)인 도성로를 개통하기로 합의했다.
건설교통부에 광역도로 지정을 요청해 사업비의 절반인 62억5000만원을 지원받고 공사구간이 시계(市界·인천시 157m, 부천시 283m)에 걸쳐 있으므로 나머지는 양측이 50%씩 부담하기로 했다.
건교부는 1차 공사비로 30억원을 책정했다고 10월 8일 통보했으며 이에 따라 인천시는 실시설계용역을 발주하면서 3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그러나 부천시는 예산 확보가 안 돼 내년 착공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도성로를 흐르는 굴포천 개수(改修) 공사가 끝나면 도로의 시계가 조정(인천시 310m, 부천시 130m)되는 만큼 인천시가 공사비의 약 70%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점〓이 지역 주민들은 지난해 4월 도매시장 개장을 앞두고 인천시가 주변도로 등 기반시설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아 교통지옥으로 변할 우려가 높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당시 인천시는 “서울외곽순환도로 밑을 지나는 하부도로를 따라 중동 IC를 이용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민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이 도로는 부천 상동신도시 주민들이 소음 피해에 따른 민원을 제기한 뒤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부천시는 부천시민이 겪는 교통 불편은 상대적으로 미미하기 때문에 도로 착공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태도다.
▽주민들의 불만〓현재 도매시장을 이용하는 차량은 하루 평균 7000여대. 인천지역 차량을 제외한 나머지 차량은 대부분 서울외곽순환도로를 타고 중동 IC를 빠져 나와 길주대로와 청천로를 거쳐 들어가고 있다.
특히 청천로는 출근시간대는 물론 낮에도 차량들이 뒤엉켜 거북운행을 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는 상태. 이 도로 주변 삼산미래타운 3900여 가구 주민들은 농산물 운반차량이 일으키는 먼지와 소음, 사고위험에 시달리고 있다며 빨리 착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로가 개통되면 중동대로로 차량이 분산돼 교통난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 때문.
삼산5단지 아파트 입주자대표 이경환씨(36)는 “상습적인 교통체증도 문제지만 먼지 때문에 베란다 창문을 열 수 없을 정도”라며 “인천시의 안일한 교통행정과 부천시의 지역 이기주의 때문에 주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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