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는 “이 소나무가 기력이 약해 수년전부터 가지가 말라죽는 등 고사위기에 놓여 올 연말까지 문화재 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시 문화재로 지정해 보호할 방침”이라고 27일 밝혔다. 둘레 4.63m 높이 13m인 이 소나무는 울산 김씨 입향조(入鄕祖)인 김 비(金 秘)가 이 마을에 정착한 1404년 후손들의 번창을 기원하기 위해 ‘울산 김씨 세전송(世傳松)’으로 지정해 보호했던 것. 지금도 문중에서는 음력 정월과 10월 소나무 아래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
후손들에 의해 ‘영원히 생존하라’는 뜻에서 ‘활만송(活萬松)’으로 명명돼 지금에 이르고 있으며, 지난 82년 10월 경남도가 보호수로 지정했으나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97년 7월)된 이후에는 특별한 보호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이 소나무는 가지 폭이 넓어 어른 100명이 앉아도 그늘이 드리울 정도였으나 지금은 절반 이상이 말라죽어 직경 30㎝ 이상 되는 가지 12개만 남아 있다. 또 나무 바로 아래에 농로가 개설되면서 나무가 남동쪽으로 기울어 현재 나무에 철심을 박고 철제기둥으로 지탱해주고 있다.
울산 김씨 37대 후손인 김형순씨(金炯淳·67·울산 중구 다운동)는 “활만송 주위의 잡나무를 모두 베어내 햇볕이 잘 들게 하고 뿌리에 흙을 덮어주는 등의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 생명의 숲 국민운동 정우규(鄭宇珪·이학박사) 교육분과위원장은 “이 소나무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남성의 잘 발달된 근육질 형태를 띄며 자랐다”며 “조만간 지역 환경단체와 함께 문화재청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진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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