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마을에 냉장고가 있는 집이 있고 없는 집이 있다. 냉장고가 있는 집을 쉽게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경북대 기출문제)
“면접 번호가 68번인데, 다른 사람이 거꾸로 89번이라고 우긴다면 어떻게 논리적으로 반박하겠는가?”(서울대)
“은행에서 평균적으로 30분간 15명이 들어오고 평균적으로 30분간 15명의 일을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때 평균적으로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이유는 무엇이고, 그것에 대한 대처 방안은 무엇인가?”(서울대)(‘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구술 만점’에서)
교과서만 공부하던 수험생들의 의표를 찌르는 질문이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구술 만점’의 저자 박원우씨는 이런 문제 유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답변의 참신함이라고 말한다. 정답이 따로 없는 만큼 학생의 창의성과 논리성을 테스트하는 데 목적이 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남이 하지 못할 생각을 하는 것’이 바로 정답이다. 그래서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서는 종종 난센스 퀴즈가 시험문제로 등장한다.
그렇다면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는 창의성 훈련은 어떻게 할까. 코미디언 전유성씨는 신인 코미디언들을 훈련시키면서 ‘달걀로 할 수 있는 100가지’와 같은 과제를 내주고 기상천외한 방법을 떠올리도록 유도했다. 아예 이런 발상법을 총동원해 펴낸 책도 있다. 이른바 ‘껌북’. 껌으로 할 수 있는 999가지 이야기를 모은 것이다. ‘공공화장실에 뚫려 있는 작은 구멍을 껌으로 막는다’ ‘땅에 쏟아진 밀가루를 껌으로 찍어 닦아낸다’ 등등 실용정보부터 ‘껌 108개를 줄에 꿰어 두었다가 하나씩 씹으며 번뇌를 잊는다’와 같은 유머까지 ‘온라인껌북(www.gumbook. co.kr)’ 회원들이 짜낸 껌 활용법 999가지가 담겨 있다. 아이디어에 목숨을 건 카피라이터나 디자이너들을 위한 두뇌 훈련용 책.
‘아이디어로 돈 벌 궁리 절대로 하지 마라’(부제 절대로 돈 안 되는 아이디어 모음집)도 엉뚱한 발상법을 가르치는 엉뚱한 책이다. 전유성 송영욱 김대일 정효철 김헌기씨 등 발명에 관심 있는 5명의 저자가 날것 그대로의 아이디어를 내놓고 서로 발상의 허점을 지적하며 브레인스토밍 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런 책들을 읽다 보면 슬슬 머리 회전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출처: 주간동아 36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