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중앙亞 고려인돕기운동 펼치는 오채선씨

  • 입력 2002년 11월 29일 19시 08분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 흩어져 어렵게 살아가는 동포에게 조국의 정을 전하고 싶습니다.”

러시아 연해주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지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에게 달력 보내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호남 고려인돕기 운동회 오채선(吳彩善·67)회장.

오 회장은 요즘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고려인들에게 보낼 견본 달력을 내보이며 후원을 요청하고 있다. 그는 단체 기부금과 개인 후원금 등으로 2003년도 달력 20만부를 제작해 다음달 고려인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2000년 6월 호남 고려인돕기 운동회를 결성한 오 회장은 그동안 의류와 신발, 의약품, 학용품, 안경 등 1만여점을 보내 동포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다.

“지난해 연말 연해주를 방문하면서 달력 몇부를 가지고 갔는데 동포들이 너무나 좋아하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고향의 정이 듬뿍 담긴 달력을 제작해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탁상용과 벽걸이용 등 4종으로 제작되는 달력에는 고려인돕기 운동회 창립자인 석선 선생의 시집 ‘나무꾼의 시와 노래’에 담긴 시 12편과 올해 안면도 국제 꽃 박람회에서 전시됐던 아름다운 꽃 사진이 실리게 된다.

그는 “대부분의 고려인들이 광활한 땅에서 고달프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며 “앞으로 트랙터 등 농기계를 보내주고 고려인 가정과 한국인 가정간 결연 사업을 벌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40여년간 교육계에 몸담은 뒤 99년 전남 영암 신북전자공고 교장을 끝으로 정년 퇴임한 오 회장은 전남 장흥군 유치면에서 ‘신선의 집’을 운영하며 무의탁 노인 50여명을 돌보고 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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