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일반인들을 위한 엘리베이터 생긴다

법정으로 가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일반인, 특히 장애인들의 원성이 자자했던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법원종합청사에 법원 완공 13년 만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된다.

법원청사의 유지·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고법은 29일 “법정용 엘리베이터가 없어 불편하다는 지적에 따라 법원청사 가동(서울고법과 서울지법 형사부)과 나동(서울지법 민사부와 서울가정법원) 앞뒤 외벽에 각 2대씩 총 8대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정에 가기 위해 3∼5층까지 계단을 올라야 했던 일반인들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법정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사법적 정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법원 3∼5층에 자리잡은 법정은 평등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본보 2001년 8월 9일자 A23면 참조).

법관과 직원은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이용, ‘법관 전용 출입문’을 통해 법정에 들어가지만 일반인들은 계단을 이용해야만 했기 때문.

특히 장애인과 노약자의 경우 법원에 도움을 요청하면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이를 모르는 대다수는 법정에 가기 위해 5층까지 힘겹게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섭외이사 박찬운(朴燦運) 변호사는 “인권의 최후의 보루라는 법원이 그동안 장애인 인권을 외면하는 등 권위적인 모습을 보여준 측면이 있었다”며 “엘리베이터 설치는 변하는 법원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매우 긍정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