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ying) OK. I believe you.”((울면서) 알것소, 서방님만 믿고 있겄소.)
2일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시의 콩코디아 대학 강당에서는 ‘춘향전’ 연극 공연이 열렸다.
배우들은 전문 극단의 단원들이 아닌 ‘3+1’ 연수를 온 대전의 목원대 학생들. 목원대는 대학 생활 4년 가운데 1년은 같은 가격의 등록금만 내고 외국 대학에서 공부 할 수 있는 ‘3+1’ 제도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에는 올해 처음으로 이 대학에 21명을 연수 보냈다.
관객들은 연극의 전개에 따라 표정이 바뀌었다. 몽룡과 춘향이 헤어질 때는 슬픔으로, 춘향이 변학도의 수청을 거절해 옥고를 치를 때는 분노로, 몽룡이 암행어사 출두를 외칠 때는 환호로 변했다.
“춘향전에는 기다림의 미학이 있어요. 또 인간의 정의감에도 호소하고 있구요. 몽룡과 춘향의 지조와 절개는 현대 사회에서 더욱 강조돼야 할 덕목인 것 같았어요.”
이 학교 교무처장 커트 쿠르거(54)는 “미국 학생들에게는 문화적인 충격처럼 신선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극 공연은 쿠르거가 교내 어학연수 과정에 한국 학생이 많은 점에 착안, 부교재로 ‘춘향전’(영문판)을 채택한 뒤 연극 공연을 부탁해 이뤄졌다. 공연이 예고된 뒤 호응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자 학교측은 연극학과 학생을 보내 연기 지원을 했다.
목원대 학생들은 한달여 동안 미국 학생들과 영문으로 춘향전 대본을 쓰면서 어학 실력도 늘리고 생활 문화도 접하는 기회를 가졌다. 향단 역을 맡은 박원미(朴元美·22·광고홍보 4)씨는 “이같은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마련해 한국 문화의 진수를 전하겠다”고 말했다.
어바인(캘리포니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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