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순례/한국외대]안병만 총장 인터뷰

  • 입력 2002년 12월 4일 18시 04분


“착수가 곧 성공입니다.”

안병만(安秉萬·사진) 한국외국어대 총장은 올해 8월 취임 이후 만나는 사람마다 ‘기미독립선언문’에 나오는 이 말을 덕담처럼 해주고 있다.

관선이사장이 파견되는 등 어지러운 학내 사정 속에 대학의 방향타를 잡은 안 총장은 부속외국어고 설립과 신입생 전원 기숙사 생활 등 거창한 청사진을 잇달아 발표했다.

처음에는 주위에서 “너무 무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지만 건설회사 등에서 선뜻 건립 의사를 밝히는 등 일이 착실하게 진행되자 잠잠해졌다.

-4년 만에 다시 총장으로 취임한 감회가 어떻습니까.

“지난 3개월이 마치 3년처럼 느껴졌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성취한 부분도 있었고요.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할 일이 많은 만큼 총장이 됐다는 개인적 영광은 뒤로 돌렸습니다.”

-허브(Hub) 대학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요.

“동북아는 물론 세계의 허브로 커나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영어를 모르고는 살 수 없는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세계인으로서 장벽없이 활약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 언어를 배워야겠지요. 영어만으로는 각 지역 문화에 잠재해 있는 ‘바닥’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영어만 쓰는 기숙사 생활이 왜 필요합니까.

“지금은 자신의 전공은 물론 ‘플러스 알파’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분위기를 1학년 때 열심히 공부해서 만들어야 합니다. 2학년부터는 원어 강의를 늘릴 계획입니다. 학생들의 지적, 실질적 수준을 높이는 메커니즘으로 보면 됩니다.”

-해외교류가 활발합니다.

“한국외국어대가 사회에 독특하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세계화에 앞장서는 인재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은 세계의 중심국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해둬야 합니다.”

-외국어학과와 다른 학과간의 균형에는 문제가 없습니까.

“외국어를 앞세우는 것은 전략적으로 당연합니다. 그러나 외국어학과와 다른 학과를 따로 보지 않고 서로 연계하고 왕래하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행정학과를 나왔는데 영어도 잘하더라는 말을 듣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도록 할 작정입니다.”

-수험생에게 어떤 점을 내세우고 싶으십니까.

“기숙사에서 1년 동안 열심히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외국어대에 적극 지원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21세기는 전문가가 돼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학교 이름보다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대학을 선택해야 합니다. 외국어 능력을 키우려면 당연히 우리 학교로 와야겠지요.”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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