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없는 조폭들, 교도소서도 재소자 폭행-갈취

  • 입력 2002년 12월 4일 18시 30분


교도소 내에서 ‘방장’ 또는 ‘형님’으로 행세하면서 동료 재소자들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르거나 금품을 갈취하고 심지어 성추행까지 일삼은 조직폭력배 등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강력부(황윤성·黃允成 부장검사)는 안양교도소와 수원구치소에서 수형생활을 하면서 동료 재소자들에게 폭력 등을 일삼은 혐의로 4일 수원 남문파 행동대원 신모씨(20) 등 5명을 구속 기소하고 현재 수감 중인 오산 시내파 김모씨(21) 등 21명을 같은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또 수원 역전파 행동대원 신모씨(25)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이미 출소해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대구 비산동파 부두목 윤모씨(41) 등 10명을 지명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남문파 행동대원 신씨는 수감 중이던 4월 8일 수원구치소에서 방장으로 행세하며 새로 입소한 박모군(19)을 상대로 군기를 잡는다며 주먹으로 온몸을 때리는 등 같은 달 20일까지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혐의다. 신씨는 출소했다가 이번에 다시 구속됐다.

또 김씨는 2001년 10월11일 수원구치소에 입소한 심모군(15) 등 10대 2명의 목을 콜라가 든 1.5ℓ 페트병으로 때리고 무릎을 꿇게 한 뒤 허벅지를 마구 짓밟는 등 폭행했다. 심군의 목이 심하게 부어 면회를 온 아버지의 신고로 김씨의 범행이 드러났다.

추가 기소된 박모씨(29)는 2001년 3월 중순경 수원구치소의 같은 방에 있던 이모씨(31)를 강제로 윷놀이에 참여시켜 14만원의 빚을 지게 한 뒤 이씨의 영치금 14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 노래를 못 부른다고 때리거나 설거지와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폭력을 휘두른 사례도 있었으며 일부는 밤에 동료 재소자의 성기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일삼은 경우도 있었다.

검찰 조사 결과 2000∼2001년 2년간 수원구치소에서 928건, 안양교도소에서 1327건의 폭행사건이 발생했으나 형사 처벌된 경우는 각각 14건과 79건에 불과했다.

검찰은 “재소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앞으로 교도소 내에서의 폭력사건에 대해 형사처벌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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