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시행자인 주택공사가 남동구 논현, 고잔동 일대 76만9000평에 내년 3월부터 아파트 등을 짓기로 한 것에 대해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엉터리 환경영향평가서를 내세워 사람이 살지 못할 곳에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업이 끝나면 아파트 1만7568가구(민영 포함), 연립주택 621가구, 단독주택 712가구 등 총 1만8901가구가 들어서 남동구 논현, 고잔동 2100가구 5000여명의 원주민을 포함해 5만2700여명이 살게 된다.
문제는 택지개발지구에서 1.5㎞ 떨어진 곳에 3200여개 제조업체가 모여있는 남동공단이 있다는 것.
주민들은 4일 인천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공단 주변의 택지개발은 시민 건강을 담보로 한 ‘도박 행위’와 다름없다며 사업 시행을 보류하고 환경평가를 원점에서 다시 할 것을 촉구했다.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남동공단의 오염 배출원의 위치와 오염물질 종류, 인체 유해 정도 등을 조사해 환경영향평가서에 반영해야 하는데도 주공 측이 이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남동공단 입주 업체 가운데 석유·화학업종 비율은 11.7%로 시화공단(9.7%)보다 높다. 올해 국정조사 때 남동공단 D금속 소각장에서 기준치(40ng)의 154배를 초과한 다이옥신을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녹색환경시민연대 최항섭(崔恒燮·37) 운영위원은 “논현택지개발이 환경문제를 재검토하지 않은 채 그대로 시행되면 입주민들은 인천시 등을 상대로 환경피해 소송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건설교통부가 최근 환경부의 환경검토 의견을 받아 들여 경기 시흥 정왕, 부산 청강, 부산 송정, 대구 대곡2 등 4개 지구 택지개발사업을 포기한 만큼 논현2택지개발지구의 사업도 전면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택공사 인천지사 이상민(李相旼) 과장은 “논현사거리∼소래에 이르는 1단계 지역(50만평 규모)을 먼저 개발하고 환경피해 우려 지역에 대해서는 9개월 가량 환경 모니터링을 실시해 대책을 세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공은 내년 3월 터 닦기 공사를 시작해 2004년 초 분양하고 2006년 12월경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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