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반핵운동연대가 공개한 울진원전본부 자료에 따르면 11월 28일 울진 3호기의 보수를 위해 오염된 증기 발생기의 입구를 여는 순간 요오드-131 등 방사성 물질이 흘러나오면서 원자로 격납용기내 전 지역을 오염시켜 작업자 63명이 피폭했다.
울진원전본부는 작업자를 일시 대피시킨 뒤 다음날에도 작업을 강행해 29일 42명, 30일 4명의 내부 피폭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보수작업을 위해 증기발생기 입구를 개방한 11월28일 오전 5시15분 원자로 건물 내의 공기 중 요오드-131 농도는 과학기술부 방사능안전에 관한 고시기준치의 7배, 크세논-133은 10배를 초과한 상태였다.
당시 상당수의 작업자들은 의사 소통을 위해 방독마스크를 벗은 상태여서 호흡을 하면서 방사성 물질을 들이마셨다.
반핵운동연대 석광훈 간사는 “숨을 쉴 때 흡입한 방사성 물질은 폐나 갑상선에 침착돼 오랫동안 인체 내의 장기를 피폭하기 때문에 단순한 방사선 피폭보다 훨씬 위험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전측은 보수작업을 강행했으며 전혀 해본 적이 없는 전신피폭 검사까지 하고 있어 작업자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밝혔다.
과기부는 이에 대해 “109명의 작업자에 대한 전신피폭검사 결과 한 사람당 평균 1.5밀리렘 피폭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며 “작업자 연간 피폭량 5000밀리렘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울진원전에서 근무하다 99년 백혈병으로 사망한 한전기공 정광석씨가 최근 산재판정을 받은 상황에서 집단 피폭사건이 터져 원전보수 작업자의 안전이 쟁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울진 3호기는 지난해 10월 29일 핵연료봉이 손상됐는데도 14개월 동안 무리하게 운전을 계속해왔으며 한 달 동안의 보수작업에 들어가자마자 11월 25일 냉각수의 방사능 준위가 위험기준치를 넘어 국내 원자력발전 사상 최초의 ‘백색비상’이 발령되기도 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