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등 정부미 수급 차질…對北지원 쌀 도정 바빠

  • 입력 2002년 12월 6일 18시 22분


경기지역에서 정부미 수급에 차질이 빚어져 일부 초등학교와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정부미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경기 도내의 정부미 가공공장(정미소)들이 대북(對北)지원용 쌀 도정(搗精) 때문에 제때 자체 수급용 정부미를 도정하지 못해 일어난 일시적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9개 정부미 가공공장은 10월 중순부터 이달 5일까지 대북지원용 쌀 1만1800t을 도정하느라 도내에서 사용할 정부미를 제때 도정하지 못해 31개 시군에 지급할 12월분 정부미의 상당 물량이 아직 지급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월 평균 130여t의 정부미가 필요한 안산시의 경우 양곡보관창고가 비어 일주일째 정부미 지급을 못하고 있다. 안산 S초등학교(전교생 850여명)는 안산시로부터 12월분을 지급받지 못해 현재 급식용 쌀 재고량이 이틀분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이 학교 관계자는 “대북 쌀 지원도 좋지만 국내 수급에는 차질이 없는 범위 내에서 계획적으로 공급해야 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안산지역 기초생활수급자들의 경우도 월 20㎏들이 1포씩(3, 4인 가족 기준)의 쌀을 지급 받고 있지만 12월 들어서는 1070가구에 대한 지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시흥시의 양곡보관창고에는 20㎏들이 쌀 100여포만 남아있는 상태. 시흥시 관계자는 “아직은 괜찮지만 언제 쌀이 떨어질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부천시에는 현재 5.2t가량이 남아있지만 부족한 상태다. 정부미는 2001년산(産)으로 학교와 기초생활수급자, 군부대, 경찰 기동대 등에 일반 시중가의 절반 가격에 보급되고 있다.

경기도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평상시보다 정부미 보관물량이 적은 경우는 있었지만 보급이 중단된 적은 없었다”며 “실태를 파악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쌀 40만t을 북한에 지원하기 위해 9월부터 전국 137개 가공공장을 통해 도정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현재까지 27만t을 북한에 보냈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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