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항의시위단은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미군 범죄에 관한 사진전과 침묵시위를 벌였다.
▽국내 집회〓이날 행사에는 영화감독 박찬욱 류승완 변영주씨를 비롯해 영화배우 최민식씨, 가수 이현우 권진원씨 방송인 김미화씨 등 16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선언문에서 “더 이상 이땅의 사람들이 미군에 의해 고통을 당할 수 없다”며 “정부는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전면재개정에 나서는 한편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유족과 한국민에게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영화감독 박찬욱 류승완씨가 삭발식을 가졌으며, 김지운 감독은 같은 시각 경기 양수리 촬영 현장에서 삭발을 했다.
이날 선언에는 방송인 손숙 권해효씨, 영화감독 이창동씨 등 110여명이 동참의사를 밝혔다.
▽미국 시위〓‘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 범국민 대책위원회(범대위)’ 방미투쟁단(단장 한상렬 목사)은 뉴욕 시위에 이어 5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미군 범죄에 관한 사진전을 열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에 앞서 범대위는 미 국방부를 방문해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 참석하는 한국측 대표단에 △미군에 대한 기만적 무죄평결의 무효화를 선언할 것 △두 미군을 한국법정에서 처벌할 수 있게 형사재판권을 한국정부에 이양할 것 △불평등한 SOFA를 전면 개정할 것 등을 미국측에 제기하도록 요구했다. 범대위는 미 국방부에도 이 같은 요구사항을 담은 영문서신을 전달하려 했으나 미 국방부측은 서신 접수를 거부했다. 범대위는 6일 백악관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과 130만명의 서명이 담긴 서류를 전달할 예정이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