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는 7일 열린 본회의에서 시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중 시청 앞 광장 조성비 55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시의회는 “시청 앞 광장 조성은 서울 경찰청과의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교통대책이 검증되지 않은 사업”이라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삭감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 5월까지 시청 주변도로를 일방통행으로 바꾸고 1만4500㎡(약 4400평) 규모의 광장 조성을 마무리한다는 서울시의 계획이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천기웅(千璣雄) 시 예산담당관은 “시와 경찰청이 전문기관에 의뢰한 광장조성 기본계획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추가경정예산에 사업비를 반영할 계획이지만 사업시기가 상당기간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또 뚝섬 숲공원 조성사업비 30억원을 모두 삭감하고 청계천 복원, 왕십리 뉴타운 개발,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건설, 시내버스 구조조정, 서울추모공원 건립 등 시의 역점사업 예산도 일부 깎았다.
시의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가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의 의결을 얻지 않고 주요 정책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관행에 의회가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서울시 본예산은 당초 시가 제출한 12조7780억원에서 1145억원(0.9%) 줄어든 12조6635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