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과일값 하락으로 과수묘목시장 '꽁꽁'

  • 입력 2002년 12월 9일 18시 31분


과일값 하락의 영향으로 과수묘목 시장이 한파(寒波)를 맞고 있다.

전국 과수묘목 유통량의 40%를 차지하는 충북 옥천군과 이원면 묘목상인들에 따르면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과수묘목 식목이 시작됐지만 예년과 달리 찾는 이들의 발길이 거의 끊기고 있다.

예년 이맘때 같으면 전국에서 몰려든 농민들로 북적댔지만 올해는 각 농원마다 하루 평균 찾는 사람이 2∼3명에 그치고 있으며 거래 품종도 매실이나 감 등 올해 시세가 좋았던 일부 작목에 국한돼 있다.

옥천군 이원면 H농원의 경우 묘목을 사기 위해 방문하는 농민들이 하루 1∼2명에 불과해 이달 예상 판매량이 절반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묘목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도 떨어져 조생종 배인 ‘황금(2년생)’과 중생종 사과 ‘홍로(2년생)’ 등 인기품종이 2500∼3000원으로 지난 봄에 비해 500∼1000원씩 내렸고 신품종 복숭아인 ‘금강감도(2년생)’ 곶감용 감인 ‘둥시(2년생)’도 각각 5000원과 2500원으로 1000원 가량 떨어졌다. 포도 ‘캠벨어리(1년생)’의 경우는 300원으로 올 봄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이를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묘목거래가 줄어든 것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이 추진되면서 과수농업의 수익성에 회의론이 대두된데다 올 들어 사과와 배 등 주요 과일값이 폭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원과수묘목협회 정영배(鄭泳培·46)회장은 “과일값 폭락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 악재가 겹치면서 겨울 묘목시장의 경기가 최악의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내년 봄까지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묘목상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옥천〓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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