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또 박씨의 오빠 박상국(朴相國·42)씨와 여동생 박분여(朴粉女·34)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중국에 체류 중인 엄씨의 부인 박모씨(45)를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엄씨 등은 중국과 한국에 각각 은행계좌를 개설한 뒤 2월 국내 마약공급책 서영조씨(구속 기소)에게서 마약대금 500만원을 받아 환치기를 통해 수수료 1%를 뗀 돈을 중국의 마약 밀수 조직원 임모씨(기소 중지)에게 전달하는 등 2, 3차례 마약자금을 거래한 것을 비롯해 2000년 12월부터 최근까지 4000여차례에 걸쳐 153억원 상당의 불법 거래를 한 혐의다. 환치기란 환율이 서로 다른 두 국가 사이의 외환거래를 전문 브로커가 불법적으로 대행하는 것. 예를 들면 중국으로 송금을 원하는 사람이 한국 내 계좌를 개설해 놓은 브로커 A에게 돈을 입금하면 A는 중국에 계좌를 개설해 놓은 동료 브로커 B에게 연락을 취해 송금 대상자에게 수수료를 제외한 돈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계좌를 통한 실제 외환거래는 이뤄지지 않는다. 검찰 관계자는 “국제마약 거래의 경우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환치기가 불가피하다”면서 “엄씨 등에게 송금 의뢰한 마약사범이 더 있는지, 이들이 중국 마약조직과 관련이 있는지 등을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