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도시철도공사는 노조의 파업을 명백한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대체인력 확보에 나서는 등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도시철도공사 노조와 서울지하철공사(지하철 1∼4호선) 노조 조합원 2500여명은 13일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공동 집회를 갖고 서울시와 양 공사에 일방적인 심야 연장운행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도시철도공사 허인(許仁) 노조위원장은 “15일까지 사측과 성실히 협상하겠지만 연장근무에 필요한 인력충원 등 노조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6일 오전 4시를 기해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지하철공사 배일도(裵一道) 노조위원장도 “힘으로 밀어붙여 연장운행을 강행한 서울시와 공사에 맞서 도시철도공사 노조와 연대하겠다”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본 뒤 필요하다면 쟁의행위 찬반투표 등을 거쳐 연대파업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도시철도공사에 비해 업무자동화가 더뎌 전동차 운행에 많은 인력이 필요한 지하철공사의 노조까지 파업에 동참할 경우 서울의 지하철 운행은 파행이 불가피해 ‘교통 대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제타룡(諸他龍) 도시철도공사 사장은 “노조의 파업계획은 노동위원회의 조정 및 중재 등 관련 법이 정한 절차를 밟지 않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파업에 대비해 비노조원과 민간 용역직원, 경력근무자 등 3600여명의 인력을 확보해 놓았다”고 밝혔다.
제 사장은 그러나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지하철 양 공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노조와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연장운행(국철 구간)에서 빠진 철도청에 대해 조속히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철도청과 서울시 등 수도권 전철 관련 기관들은 건설교통부 주재로 조만간 합동회의를 갖고 수도권 지하철 연장운행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사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한편 서울시는 10일 0시부터 지하철 막차시간을 1시간 연장 운행한 결과 첫날 2만명 선이었던 이용 승객이 12일에는 4만5000명 이상으로 늘었으며 노조 집행부의 연장근무 거부방침에도 불구하고 실제 근무에서 이탈한 양 공사 노조원은 61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