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남구보건소 '주간 재활프로그램' 큰 성과

  • 입력 2002년 12월 17일 19시 45분


인천 남구 주안5동에 사는 정신장애인 박모씨(43)는 최근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위가 놀라고 있다. 혼자 집 밖을 좀처럼 나서지 않던 그가 거리낌없이 외출을 하며 굳게 닫아두었던 말문도 서서히 열고 있다.

그의 이러한 변화는 인천 남구보건소가 무료로 운영중인 ‘주간 재활프로그램’에 올 3월부터 참가하면서 생겼다.

그의 어머니(67)는 “아들이 어린 시절 입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외톨이 같은 생활을 해왔다”며 “비슷한 처지의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을 하다보니 아주 활달해지면서 새 사람이 됐다”고 즐거워했다.

남구보건소가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재활프로그램은 장애인의 사회 복귀를 돕는 훈련으로 2∼12월 매주 화, 금요일(오전 9시∼오후 4시) 운영된다.

자원봉사 교사들이 꽃꽂이, 종이접기, 요리, 미술, 풍물놀이, 볼링, 합창 등을 가르치고 정신과 전문의와의 의료 상담도 매달 한차례 진행된다. 수강생들은 한 달에 2, 3차례 등산을 하거나 인천국제공항, 영화관, 박물관, 해군 경비함, 자연학습장 등을 찾는다.

올해 참가한 정신장애인은 15명으로 이들은 대부분 박씨처럼 변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만든 원예공예 종이접기 등의 작품들을 종강일인 20일부터 30일까지 보건소 3층 대회의실 복도에 전시한다.

보건소는 남구 관내에 살면서 만성 ‘경증’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종강일 이후 3기 무료 수강생 15∼2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내년부터 강의일이 매주 2차례에서 3차례로 늘어날 예정이다.

보건소에 소속된 간호사들은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못하는 정신장애인들을 위해 가정방문 상담도 하고 있다.

남구보건소 기영미 건강증진팀장은 “정신과 치료를 받더라도 호전되지 않던 환자들이 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자립심이 강해지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원동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032-865-8756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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