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희씨(41·부평구 갈산동)를 비롯해 올해에만 90명의 환자가 무료로 녹내장, 망막 수술 등을 받았다. 진료비를 감면해준 것까지 합하면 모두 300명의 환자가 혜택을 입었다.
지난해에도 312명의 가난한 이웃에게 인술(仁術)을 베푼 이 병원의 정규형(鄭圭亨·51) 이사장은 이들을 위해 매년 초 7000만원의 예산을 따로 준비한다.
그가 무료 수술을 시작한 것은 1985년 이 병원의 전신인 ‘정안과의원’을 개원하면서부터. 정 박사는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돈이 없어 수술받을 형편이 못된다”고 하소연하는 환자들을 외면하기 힘들었다. 이런 환자에겐 먼저 수술을 해 주고 형편이 나아지면 갚으라고 했다.
소문을 듣고 가난한 환자들이 병원에 몰려들었지만 지금까지 단 한 명도 그냥 돌려보내지 않았다.
10월 백내장 수술을 받은 시각장애인 전병호 할아버지(71)는 “진찰받으러 간 날 가정 형편이 어렵다고 했더니 진료비를 받지 않았다고 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98년 8월 병원을 지금의 자리로 확장 이전하면서 돌보는 환자 수도 늘었다. 같은 해 9월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혜광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매년 120명의 학생을 무료 진료하고 있다.
또 계양구 노틀담복지관에 수용된 무의탁 노인과 부평구 해피홈의 결손가정 어린이들은 누구나 병원을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이 병원은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의료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눈만 보면 이름을 기억할 정도로 환자를 꼼꼼하게 보살피는 이 병원 최기용(崔基鎔·49) 병원장은 올 2, 9월 두차례 의료진을 이끌고 우즈베키스탄 타시켄트를 찾아 무료 진료활동을 펼쳤다. 고려인 등 917명을 진료하고 143명을 수술했다. 내년 설과 추석 때에도 다시 찾을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는 없어야 한다”며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032-503-3322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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