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야 밝힌 6만 촛불…전국서 SOFA개정-추모시위

  • 입력 2003년 1월 1일 01시 41분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여중생을 추모하고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시위(경찰 추계 6만명 참가)가 지난해 12월31일 오후 서울 부산 대전 등 전국 64개 지역과 런던 뉴욕 등 해외에서 동시에 열렸다.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종로1가 교보문고 앞 도로에서 ‘100만인 촛불 평화 대행진’을 열었다.

시민 2만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아직 SOFA도 개정이 되지 않았는데 촛불시위를 자제하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SOFA 개정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두 여중생을 추모하는 노래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끝난 오후 9시경 참가자들은 미 대사관으로 행진을 시도했지만 경찰 저지선을 뚫지는 못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들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 세종로와 미 대사관 주변에 전경 112개 중대 1만3000여명과 기동대 버스 350여대를 배치해 집회 참가자들의 미 대사관 진입을 원천 봉쇄했다.

범대위측은 2003년을 ‘자주와 평화의 해’로 선언하고 1월25일 또다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촛불시위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31일 오후 11시반부터 100분간 서울 종로2가 보신각에서 열린 ‘2002년 제야의 종 타종식’엔 10만여명의 시민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희망의 북소리’와 함께 시작된 이날 행사에선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을 비롯해 청각장애인 출신의 발레리나 강진희(姜眞希)씨, 소매치기를 뒤쫓다 차에 치여 숨진 의인 장세환(張世桓)씨의 아버지 장기효(張基孝)씨, 월드컵 축구스타 유상철씨 등 각계 인사 12명이 33차례 타종했다.

또 이날 오후 10시부터 민통선 이북지역인 경기 파주시 도라산역과 임진각에서도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와 30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 통일과 평화를 기원하는 ‘2002년 제야행사’가 열렸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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