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주부들 “당당한 내이름 찾자”

  • 입력 2003년 1월 6일 17시 44분


“새해에는 ‘아줌마’라는 호칭 대신 자기이름을 찾읍시다.”

구미지역 주부들이 ‘아줌마 명함갖기 운동’을 펴고있다. ‘000 엄마’ ‘000 아내’ 또는 ‘아줌마’ ‘아지매’ 같은 호칭 대신 자신의 이름을 당당하게 사용하자는 뜻이다.

명함을 무료로 만들어주는 구미시여성단체협의회 여성협력센터(구미시 공단동 시민복지회관 안) 명함제작소에는 자기명함을 갖고 싶어 하는 주부들의 발길이 이어져 6일 현재 300여명이 참여했다.

조그만한 옷가게를 한다는 주부 이모씨(37·구미시 상모동)는 자기 이름을 새긴 명함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이씨는 “결혼 이후 주위에 00엄마로 알려졌는데 명함 덕분에 잊고 지낸 내 이름을 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명함제작소에는 구미시가 행정자치부의 여성정책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받은 상금 1000만원으로 컴퓨터와 컬러프린터, 재단기, 용지 등을 갖추고 한 사람에게 50장씩 제작해주고 있다.

아줌마 명함을 제작해준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우리 친구해요” “반갑습니다” “아름다운 구미의 당찬 여성” 같은 문구와 e메일을 넣어 멋지게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명함제작을 맡은 여성협력센터 장영희(張榮喜·38·구미시 공단동) 주부는 “처음엔 아줌마가 웬 명함이냐며 시큰둥하는 반응이 많았지만 몇 번 사용해본 뒤에는 더 만들어 달라고 할 정도로 태도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여성협력센터 054-464-3480.

구미=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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