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사업가였던 안씨는 94년 3월 45세의 나이에 한 살 연하인 조용필씨와 결혼했다. 조씨는 한 인터뷰에서 “그녀는 내 노래에 등장하듯 아름답고 슬픈 ‘베아트리체’는 아니었으며, 밝고 이해심 많은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
실제로 결혼 뒤 조용필씨가 음악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데는 안씨의 힘이 컸다. 안씨는 남편의 공연이 있을 때면 빠짐없이 참석해 무대매너 등을 관객 입장에서 평가해 주었다. 공연장에 다닐 때면 안씨는 남편이 ‘사랑한다’며 써준 연서(戀書)를 가슴에 품고 다니는 등 두 사람은 신혼 때와 다름없이 늘 다정하게 지냈다.
조씨는 지난해 말 예술의전당 공연을 앞두고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내의 수술이 잘 돼 차도가 좋다. 안 아팠으면 맨 앞자리에서 공연을 봤을 텐데” 하며 아쉬워했다. 그 날 저녁식사 자리에서도 그는 부인과 통화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켜놓고 있었다. 지난해 12월31일 부산공연까지 마친 뒤 그는 4일 미국으로 부인을 찾아갔지만 이틀 뒤 영원한 이별을 맞았다.
안씨의 장례식은 미국에서 7일(현지시간) 열린다. 조씨는 화장한 안씨의 유골을 직접 들고 10일(한국시간) 귀국할 예정. 국내에서는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9일부터 빈소가 마련된다. 발인은 11일. 02-555-5420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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