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당선자의 집 앞부터 큰길로 이어지는 골목길(약 300m)의 눈은 말끔히 치워져 이 길 주변의 주민들은 덩달아 편한 출퇴근과 바깥 나들이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길은 주민들이 직접 눈을 치워야 했고 일부 후미진 곳은 빙판으로 변해 불편을 겪었다.
노 당선자의 ‘출퇴근로’에 쌓인 눈은 주변 경비를 맡고 있는 동대문경찰서측이 소속 의경들을 동원해 치웠다. 경찰은 또 현대하이츠빌라를 중심으로 주변도 일부 치웠다. 종로구청도 제설차를 동원해 눈을 치우는 데 가세했고 염화칼슘까지 뿌렸다.
일부 동네 주민들은 “대통령당선자의 출퇴근로를 제설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공무원들이 제설차를 동원해 노 당선자의 집에서 보이는 곳만 치우고 옆 골목은 거들떠보지 않는 것을 보고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노 당선자 집 경비를 맡고 있는 동대문서 관계자는 “눈이 오면 으레 의경을 동원해 노 당선자의 출퇴근로를 제설하고 있다”며 “주위 골목길 제설 작업은 업무 소관이 아니다”고 말했다.
1992년 말 김영삼씨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서울 노량진경찰서측은 김 당선자의 새벽 조깅코스를 청소한 뒤 길 양쪽에 일부러 낙엽을 뿌리기도 해 ‘과잉충성’이라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서장은 경무관으로 승진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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