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 첫 제안 '앙마'는 오마이뉴스 기자

  • 입력 2003년 1월 8일 01시 49분


미군 장갑차 여중생 치사사건 추모 촛불시위의 최초 제안자로 알려진 김기보씨(30·아이디 ‘앙마’·사진)가 모 신문사의 인터넷 게시판에 익명으로 촛불시위를 제안하는 글을 올린 뒤 이를 남의 글인 것처럼 인용해 자신이 기자로 활동 중인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 기사로 보도한 것으로 7일 밝혀졌다.

김씨는 4일부터 인터넷에서 ‘촛불시위 자작 논란’이 벌어지자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www.angma.org)에 “지난해 11월27일 모 신문사 게시판에 ‘광화문에서 촛불시위를 벌이자’는 글을 쓴 뒤 29일 이를 제3자의 입장에서 보도한 것이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김씨는 “글을 쓴 지 이틀이 지나도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아 직접 기사를 썼다”며 “유명해지기 싫어 다른 사람의 글인 것처럼 표현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11월 당시 기사에서 자신의 글을 인용하기에 앞서 “아래의 글은 27일 모 신문사 자유토론방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썼다.

오마이뉴스측은 이날 해명의 글을 게재하고 “생활인 기자(뉴스 게릴라)로 활동하는 사람이 2만여명에 달해 ‘앙마’가 우리 신문사 기자라는 것을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해명의 글이 나간 뒤 하루 동안 무려 367건의 관련 글이 올라올 정도로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다.

한편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를 통해 “네티즌 ‘앙마’는 평범한 직장인이 아니라 오마이뉴스 기자”라면서 “자신이 어느 신문 게시판에 띄운 글을 제3자의 의견인 것처럼 기사화한 것은 언론인으로서의 윤리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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