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진씨 도박혐의 또 구속…필리핀서 11억 '바카라'도박

  • 입력 2003년 1월 8일 19시 07분


서울지검 남부지청 형사5부(이중훈·李重勳 부장검사)는 8일 필리핀 호텔 카지노에서 상습적으로 거액의 도박을 벌인 혐의(상습도박 등)로 ‘슬롯머신 업계 대부’ 정덕진(鄭德珍·62)씨를 구속수감했다. 정씨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2월초부터 4월 말까지 모두 13차례에 걸쳐 필리핀 마닐라 H호텔 카지노에서 94만달러(약 11억1600만원)의 판돈으로 카드도박 ‘바카라’를 한 혐의다.

정씨는 또 현지에서 이 호텔 한국인 고객모집책 윤모씨에게서 1만달러를 재정경제부장관의 승인 없이 불법적으로 빌린 혐의도 받고 있다. 7일 오전 검찰에 자진 출두한 정씨는 도박 사실 등의 혐의를 대체로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1993년 5월 슬롯머신업소 세금 26억여원을 포탈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으나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해 2심에서 징역 2년6월(집행유예 3년), 벌금 40억원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그러나 정씨는 98년 9월 필리핀으로 37억여원을 밀반출해 현지 카지노에서 상습도박을 한 혐의로 다시 구속돼 1년6개월간 수감생활을 했다. 당시 정씨는 호텔 등 1000여억원대의 재산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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