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환경단체인 ‘울산 생명의 숲’(이사장 양명학·梁明學 울산대 교수)이 ‘울산시 가로수 지도’를 발간하기 위해 최근 가로수 식재 현황과 관리실태를 조사한 결과 가로수는 총 26종 8만2300여그루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은행나무가 23.7%(1만9600여그루)로 가장 많고 왕벚나무 22.2%(1만8300여그루), 곰솔 17.6%(1만4500여그루) 등으로 이들 수종이 전체의 63.5%나 차지해 지나치게 편중돼 있었다.
또 왕벚나무는 향나무와 함께 배나무 적성병을 옮기는 매개나무인데도 ‘서생배’ 주산지인 울주군 서생면 지역에 많이 심어져 있으며, 북구 울산공항 인근 산업로에는 바람이 강한 곳인데도 키 큰 나무를 많이 심어 바람에 쓰러지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구실잣밤나무도 생육북방한계선이 넘어선 남구와 중구 일원에 심어져 대부분 말라 죽었으며, 상가 밀집지역인 중구에는 잎이 넓고 빨리 자라는 양버즘나무를 많이 심어 상인들로부터 “간판을 가려 영업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울주군 청량면 율리에서 부산 방면의 7호 국도변에는 빛을 좋아하는 곰솔과 잎이 넓은 은행나무를 함께 심어 곰솔이 제대로 자랄 수 없게 되고, 수분이 많은 곳에 심어야 할 메타세콰이어를 메마른 곳에 심은 경우도 있었다.
생명의 숲 윤 석(尹 石) 사무처장은 “가로수의 체계적인 관리감독을 위해 조례를 제정하고 전문가 등으로 ‘가로수 선정관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로수 지도는 15일 2000부가 발간돼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부되고 있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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