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전라고에는 휴대전화가 없다"

  • 입력 2003년 1월 15일 20시 11분


중고생들의 휴대폰 소지가 일반화돼 있으나 전북 전주시 전라고에는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는 학생이 없다.

학교측이 2년전부터 학칙으로 학생들의 휴대폰 소지를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1999년 이 학교에 부임한 황석연(黃錫淵)교장은 “휴대폰 때문에 수업 분위기가 산만해지는 데다 학생들이 전화를 걸 필요가 있을 경우 공중전화기를 이용하면 된다”면서 ‘휴대폰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휴대폰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학생들이 통화 이외에 문자메시지나 게임 등을 하느라 시간을 많이 뺏기는데다 휴대폰 요금도 만만치 않아 부모들의 부담이 날로 커지는 점도 감안한 것.

학교측은 불시에 소지품 검사를 해 적발되면 보관했다가 졸업때 돌려 주거나 부모를 학교에 오도록 했다.

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때마다 “교내에서는 이동전화 휴대가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부모들은 대체적으로 찬성했지만 학생들의 반발은 만만치 않았다.

수업시간에 전화가 오면 “화장실이 급하다”거나 “양호실에 가야겠다”며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는 학생도 있었다.

그러나 불만을 표시하던 학생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적응하기 시작했다.

학교측은 대신 교내에 공중전화를 늘리고 학생들도 행정실이나 교무실의 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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