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생물권보전지역이 지정되기는 설악산(92년)과 백두산(89년)에 이어 세 번째로 이는 제주도의 독특한 풍광과 생태적 우수성을 국제사회가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부는 16일 한라산국립공원을 포함해 해발 200m 이상의 중산간 지역, 영천과 효돈천 및 그 주변지역과 서귀포 시립해양공원 등 8만3094㏊가 유네스코에 의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앞으로 제주도환경기본조례를 제정, 생물권보전지역 관리에 필요한 법적 근거와 재원을 확보하는 한편 특별관리계획을 수립해 생물권보전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보호 및 운영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핵심보전구역 1만5158㏊ △완충지역 1만4601㏊ △전이지역 5만3335㏊로 구성돼 있다. 핵심보전구역은 생물종 다양성 보존을 위해 건축과 개발 행위가 엄격히 제한된다. 그러나 완충지역은 환경교육과 레크리에이션, 생태관광 등이 허용되고 전이지역은 다양한 농업활동과 주거지 등으로 이용될 수 있다.
화산 특유의 독특한 풍광의 한라산과 동굴 폭포 계곡 등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영천과 효돈천 등은 다양한 생물자원 때문에 ‘한국의 생태학습장’으로 불린다.
특히 한라산에는 해안지역의 난대식물에서 중산간 지역의 온대식물, 산꼭대기 부근의 한대식물까지 약 1800여종의 다양한 식물이 분포하고 이들 중에는 한라산에만 자라거나 남한에만 분포하는 종들도 많다.
돌매화나무 고란초 으름난초 덩굴용담 등 희귀식물과 긴다람쥐꼬리 두잎감자퀴 등 특산식물도 다수 분포하고 있다.
한라산은 또 오랫동안 육지와 떨어진 지리적 특성 때문에 같은 종일지라도 ‘아종’이 많고 기후대의 차이로 인해 한대성과 열대성 동물들이 공존하는 독특한 곳이기도 하다. 멸종 위기종인 노루를 비롯해 모주동이노린재 제주양코스딱정벌레 등 특산종이 다수 서식하고 있다.
서귀포 앞바다는 국내 최대의 산호군과 455종의 해양동식물이 서식하는 해양생태계의 보고로 제주쏠치 등 55종은 제주도 바다에서만 사는 특산종이다.
제주도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한라산을 포함한 제주도의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지난해 5월 유네스코 본부에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신청했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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